#맨드라미의_전설
맨드라미를 자세히 살펴 보면 꼭 노루궁뎅이 버섯을 닮은 것도 같고 닭벼슬을 닮은 것도 같다. 맨드라미는 달벼슬을 많아 닮아 ‘계관화’ 또는 ‘계두화’로 불리기도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맨드라미의 전설을 한 번 들어 보자. 옛날 옛적 어느 고을에 원인 모를 역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고을의 원님 이하 모든 관원들이 나섰고, 관내의 모든 의원과 무당을 동원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도승이 원님 앞에 나타나서 말을 한다.
"신당에 3년에 한 번씩 닭띠 처녀를 바치면 역병이 물러갈 것입니다." 라고 말을 건네는 것이다. 속이 답답해진 그래서 원님은 답답한 김에 그 스님의 말에 속는 셈 치고 그의 말을 따라 관내의 처녀들 중에서 닭띠인 한 처녀를 신당에 바쳤다. 그리고 다음날 가보니 처녀는 감쪽같이 사라졌고 역병으로 죽는 사람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고을에는 알 수없는 괴물이 처녀를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급속하게 퍼져나갔고 마을사람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러하니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원님은 제물이 될 처녀를 미리 선정해서 부모에게 많은 재물을 주고 회유했다. 그리고 처녀가 달아나거나 결혼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고을은 병사들이 모든 출입구를 막고 못나가게 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지금이나 예나 빽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이 먼저 희생되게 되어 있다. 그 고을에 아주 가난하여 끼니도 잇지 못하는 노파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딸을 제물로 바치기로 하고 많은 돈과 양식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은 자기를 제물로 팔아버린 홀어머니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극 정성으로 봉양했다. 제물로 바쳐지는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던 어느 날 부엌에서 노모를 위해 밥을 짓고 있는데 두꺼비 한 마리가 엉금엉금 기어들어왔다. 두꺼비는 바닥에 떨어진 밥알을 주워 먹는 것이 아닌가. 딸은 신기하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어라 두꺼비는 살아있는 곤충을 잡아먹는 줄 알았는데 밥도 먹는구나. 하면서 밥 한 숟가락을 더 떠서 먹게 해주자 배불리 먹고서는 다시 왔던 곳으로 기어나갔다. 다음 날도 오고 계속해서 찾아 왔다. 딸은 이 두꺼비에게 밥을 많이 먹여 주었다. 그랬더니 두꺼비는 강아지 만하게 자라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제물로 바쳐지는 날이 다가왔다.
이 날도 두꺼비에게 밥을 먹이고 내가 죽고 없더라도 밥 굶지 말고 많이 먹어라 하며 중얼거리고 보니 두꺼비는 간데없고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다 보니 새벽이 밝아 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엌에 흰 닭이 있는 것이 아닌가. 딸은 어머니에게 하직 인사를 드리고 흰 닭을 꼭 끌어 앉고 제사 집행관을 따라 신당으로 갔다. 밤이 되자 무서워지기 시작했는데 닭과 있으니 좀 위안이 되었다. 밤이 깊어지자 스산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고 뜨거운 기운이 몸을 감싸 앉았다. 그 후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눈을 떠 보니 족히 사람 크기의 세 배쯤 되는 지네가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옆에는 밥을 매일 먹인 두꺼비도 죽어 있었다. 그리고 끌어 앉고 있던 닭이 지네를 쪼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 밤 두꺼비는 지네와 싸운 것이고 닭이 이를 도운 것이다. 이 이후로는 그 마을에 더 이상 역병이 돌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 전설을 들으면서 두꺼비 같은 미물도 그 은혜를 아는데 못된 인간들이 있다는 것에 슬퍼진다.
#맨드라미의 꽃말은 수없이 많으나 ‘시들지 않는 사랑’, ‘건강과 방패’, ‘불사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