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후 연을 키우기 시작했다. 벌써 15년이 지나간다. 시골생활 15년. 또 가을이 익어 간다. 익어 가는 가을 하늘을 바라 보며 연들에게 인사를 한다. 매일 아침 연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을하면 만추가 생각이 난다. #만추를 감독한 김태용님은 자기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만추는 큰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은 여자 애나와 그 여자가 만난 선물 같은 남자, 훈의 이야기다. 애나에게 훈은 자기랑 잘 맞고 자기를 잘 아는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이다. 그런데 느닷없는 한 사람인 ‘훈’이 선물이 되어서 돌아온다. 사람과 사랑에 대한 믿음이 반드시 있다거나 꼭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누가 누구한테 마음을 여는 순간은 있다고 생각한다. 만추는 ‘마음을 여는 그 순간’에 대한 영화다. 만추가 관객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이 가을 시집 하나 들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