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민들레도 피었다. 외래종이다. 그런데 이 노란 민들레가 토종을 밀어낸다. 노란 민들레는 지천으로 피어나는데 흰색은 가뭄에 콩 나기다. 보기가 쉽지 않다. 이제 노란 민들레가 토착화되어 가나 보다. 한 세대(60년)가 흐르면 토종으로 인정이 된다고 한다.
민들레 꽃씨
이기철
날아가 닿는 곳 어디든 거기가 너의 주소다
조심 많은 봄이 어머니처럼 빗어준 단발머리를 하고
푸른 강물을 건너는 들판의 막내둥이 꽃이여
너의 생일은 순금의 오전
너의 본 적은 햇빛 많은 초록 풀밭이다
달려가도 잡을 수 없던 어린 날의 희망
열다섯 처음 써 본 연서 같은 꽃이여
너의 영혼 앞에서 누가 짐짓 슬픔을 말할 수 있느냐
고요함과 부드러움이 세상을 이기는 힘인 것을
지향도 목표도 없이 떠나는 너는
뽀오얀 몸빛, 버선 신은 한국 여인의 모시 적삼 같은 꽃이여
너는 이 지상의 가장 깨끗한 영혼
공중을 날아가도 몸이 음표인
땅 위의 가장 아름다운 소녀들